HOME > 해인글방
 
2006년 9월 해인글방 - 뒷모습
  작성일 : 2006-09-1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고 '풀꽃'이라는 시에서 노래한 공주의 시인

   나태주님의 전집을 받고 기뻤답니다. 이분의 글들은 늘 맑고도 깊어서 좋아요. 안녕하세요?

   안녕..이라는 말이 문득 포근하고도 아름답게 여겨집니다. '사랑의 인사-안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한번

   써 보고 싶기도 하네요. 아침에 눈을 뜨면 날마다 새롭게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에게 '안녕?'하고 인사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고 꿈나라에 들적에는 다시 '안녕!'하고 모든 사람과 사물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연습을

   잘 해 두면 어느날 지상을 떠날적에도 좀 더 미련없이 선선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우리 수녀원 뜰에는 요즘 백합, 능소화, 해바라기, 목백일홍, 분꽃 등이 한창입니다.

   정말로 너무 더워 꽃들도 숨을 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던 여름. 수많은 피서객들로 부산의 산과 바다도

   아마 몸살을 했을 것 같아요. 여러 출판사 직원들, 친지와 일반독자들, 민토 회원들, 개인피정자들....

   제가 맞이해야 할 손님들도 유난히 많았던 여름입니다. 손님을 예수님처럼... 하고 지향을 갖지만 때론

   본의 아니게 불친절하거나 불성실하게 대한 적도 없지 않아서 간간이 마음의 평화를 잃기도 하였답니다.

   매번 결심과 다짐을 새롭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로는 사랑으로 한결같이 잘 하기가 쉽질 않고 어떤 '특정한

   상황 + 이기심'이 슬그머니 방해물이 되기도 하더군요.


 

   저 역시 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자도 더위가 가시질 않았지요. 수녀옷이 덥다는 걸 앞으로도

   해마다 여름이면 더욱 절감하게 생겼네요. 이번 여름에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은 많은 이웃을 생각하면

   우리는 이런 '불난리'라도 인내롭게 잘 견뎌야 한다고 말씀하신 우리 수도 공동체의 어느 노수녀님의 말씀을

   잊지 못합니다.  더운 중에도 대전 가톨릭대학교 김종수 신부님이 일주일간 해주신 <시편 강의>로 모두들

   행복했습니다. 단순한 이론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직결되는 강의라서 더욱 좋았지요.    개인적으로 당신은 '시간 없다', '바쁘다', '상처 받았다'는 말을 아니 하신다는 부분에서도 저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더운 중에도 두 차례에 걸쳐 성분도 은혜의집에서

   우리가 주최한 3박4일의 <해변가족피정>은

   반응이 좋았고요. 저는 두 번다 3일째 되는 저녁

   시간을 한여름밤의 꿈과 시와 이야기 나눔으로

   진행하였고 한 번은 로제리오 형제가 와서 도와

   주었답니다.  가족들끼리 함께 하는 피정은

   보기에도 무척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분도출판사에서는 시집<시간의 얼굴>개정판을, 열림원 자회사 오래된 미래에서는 <영혼의 정원>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여름에는 책도 깊이 못 읽고 그냥 밀린 원고 몇 개 쓰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지요.    그동안 제가 읽었거나 읽으려고 곁에 둔 책들은 : <미덕 이야기>(도널드 드 마르코.송은경 역/가톨릭 출판사),

   <아름다운 이별>(제시퍼 S 홀리.손희송 역/지식의 날개),<축복>(장영희/비채),<하느님 왜?>(아베 피에르.

   임왕준 역/샘터),<굼벵이 주부>(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김해생 역),<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문인들의

   가상 유언장 : 이철호 엮음/경덕출판사),<해인으로 가는 길>(도종환/문학동네),<더 좋은 세상을 위한 행진>

   (잭 캔 필드 외.이현정 역/도솔),<마더 데레사와 함께 한 날들>(오키 모리히로.노희운 역/도솔),<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문장가 11인의 차 에세이/예문),<마음의 여행자.(한스 크루파.서경홍 역/조화로운 삶),

   <그 다음은,네 멋대로 살아가라>(김재순),<디지로그 선언>(이어령/생각의 나무),<화가의 집을 찾아서.

   그 산을 넘고 싶다>(한젬마/샘터),<풍경소리에 바람이 머물다>(현을생 사진산문집/민속원),<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글 그림 오영욱/예담),<톨스토이의 스토리 바이블>(이동진역/해누리),<30년만의    휴식>(이무석/비전과 리더십) 등입니다.


   

  지난 4월 7일부터 7월 29일까지 <성분도 사도요한의 집>에

  머무셨던 저의 어머니는 이제 잠시 서울 우이동의 오빠 댁에

  계시다가 다시 길음동의 여동생 집으로 들어가실 것 같습니다.

  '무어라고? 아직도 부산에 있다고? 언제 서울 와? 난 잘 지내고   있지!' 어머니는 명랑한 음성으로 전화를 받으셨고 수녀원에서   아주 좋은 모습이 되셨다는 게 형제들의 공통적인 소감이니

  좋아요. 미국에 살던 여동생이 아들의 졸업과 함께 아주 한국

  으로 들어왔으니 여러 가지로 다행입니다. 귀국하자마자 수술

  부터 하고 몸이 많이 약해진 동생이 조금 안쓰럽기도 하네요.


 

   폐암으로 투병 중이신 부산 교구 정명조(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을 위하여, 그리고 얼마 전 미국에 사는 아들집에    갔다가 쓰러져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미자(가브리엘라)님을 위하여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난 7월 중순, 이분과    어린시절부터 친구인 피아니스트 신수정님과 화가 김점선님, 영문학자이며 수필가인 장영희님 그리고 마음산    책 출판사 대표 정은숙님과 같이 저도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너무 슬픕니다. 언제 어디에서    나 많은 기쁨을 선물하던 분이었는데(우리 수녀원의 김 에스텔 수녀님의 동생이기도 함) 말입니다.

 

     이스라엘 레바논 문제도 그러하고...  

     전쟁으로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꿈에도 종종 쫓겨다니는 저 자신의 불안한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진정 평화는

    멀기만 한 것인지!

    마음이 이렇게 착잡할수록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할테지요?

  

         

     저는 9.4일 서강대학교에서 9.9일 서울 중계본동 성당에서 강의가 있고

     그 사이 며칠은 휴가를 받아 동생의 짐정리도 도와주고

     작은 수녀를 그리워하실 우리 어머니와 잠시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해인글방을 곱게 꾸며주던 우리 자료실의 도우미 수녀    들이 한 분은 종신서원 수련 들어가고 한 분은 서울로 공부하러 가기    에 이제는 다른 분이 담당을 할 것입니다. 그간 정성껏 수고해 준 우    리 수녀님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네요. 여러분도 같은 마음이    지요?   일 년에 두 번 인사이동철이 되면 제 마음이 조금 심란해진답    니다. 갑자기 오는 이별 때문이지요. 보통은 이런 일을 공문을 통해    서 갑자기 알게 되니 마음의 준비 없이 맞딱드리므로 내색은 안하지    만 속으로는 종종 당황스럽기도 해요.

   

 

    언젠가 시간 되실 적에 부산의 푸른집(www.bluehome.org)

    한국 베체트 환우 협회(www.behcet.co.kr) 홈에도 한번 들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섬을 섬이게 하는 바다와

                               바다를 바다이게 하는 섬은

                               서로를 서로이게 하는

                               어떤 말도 주고 받지 않고

                               천년을 천년이라 생각지도 않고


    <섬>이라는 고찬규님의 시를 읽으니 마음이 섬처럼 고요해 지네요. 

                               모쪼록 뜻깊은 9월이 되시길 비오며...    안녕히!

         

다음글   2006년 10월 해인글방 - 가을에는
 이전글   2006년 9월 흰구름 편지 - 비에 젖은 단상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35길26 2층 (주)샘터사 전화 02)763-8965 팩스 02)3672-1873
Copyright ⓒ 2000 Samtoh.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