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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8월 - 아름다운 흉터
  작성일 : 2005-03-31
♡우리 누구나가 눈에 보이게 든 안 보이게 든 삶의 쓰라린 상처들을 겪어가며 그 흉터를 지니고 살아가게 마련이요, 어떤 뜻에선 그 상처의 흔적이야말로 우리 삶의 매우 단단한 마디요 숨은 값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 아쉽게 여겨지는 일은 요즘 사람들 가운데엔 작은 상처나 흉터 하나 지니려 하지 않음은 물론, 남의 아픈 상처 또한 거기 숨은 뜻이나 값을 한 대목도 읽어주지 못하는 이들이 흔해 빠진 현상이다. 아무쪼록 자기 흉터엔 긍지를, 남의 흉터엔 위로와 경의를, 그리고 흉터 많은 우리 삶엔 사랑의 찬가를 함께 할 수 있기를!
♧ 이청준의 '아름다운 흉터'에서 ♧
 

 
♡그동안도 안녕하세요? 위의 구절을 읽다가 매우 공감이 가기에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이런 저런 흉터 이야길 다가... 제게도 감추어진 몸의 흉 터 하나를 생각해 냈답니다. 아주 어린시절 엄마에게 젖을 달라고 조르다가 화롯불 위의 뜨거운 주전자 물이 쏟아져 화상을 입었는데 다행히 얼굴이 아닌 왼쪽 겨드랑이에 꽃을 닮은 무늬가 생기게 되었는데 평소엔 잊고 있다가 나와라.. 해야만 만져지는 정도이지요.1987년 겨울에도 밥을 하다 큰 화상을 한 번 입었는데 그 땐 눈섭과 얼굴을 많이 데었지만 아슬 아슬하게 불구를 면했으니 운이 좋다고 이야길 해야 하나요?
 

 
♡요즘은 유난히 안개가 많이 끼던데... 시원한 바닷가에 살아서 좋지만 습기가 많아 힘든 것도 잘 견디어야 한답니다. 여름마다 열대지방처럼 날씨가 덥다, 수녀복이 매우 덥다, 바닷가라 습기가 많아 몸에 해롭다... 등등 이런 저런 불평을 하다가도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곡식과 과일을 잘 익히는 더위야 고맙다. 습기도고맙다... 하고 인사합니다. 참으로 찜통 같은 복더위를 견디며 수녀복 안 입은 사람들은 우리 보다는 좀 시원하겠지? 하는 생각도 더러 하였답니다. 에어콘이 없는 곳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 또한 수도자에겐 필요한 인내의 시간임을 체험하지요. 요즘 우리집 뜰에는 나무 백일홍이 매우 아름답게 피어있어 오며 가며 자주 바라보곤 합니다. 피서철이 되니 광안대교의 불빛은 밤마다 새롭게 어찌나 현란한지요!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 안셀름 그륀의 <세례성사><고해성사>(분도), 이청준의 <아름다운 흉터>(열림원), 김남조 시인의 <영혼과 가슴>(새미), 마르셀 소바죠의 <마지막 편지>(샘터), 김홍신 외 31인의 <내 삶을 바꾼 칭찬 한 마디>(21세기 북스), 이말녀의 <보금이>(영림카디널), 김용택의 <정님이>(열림원), 이정숙의 <유쾌한 대화법78>(나무생각), 제인 워렌의 <바그다드 천사의 시>(오래된 미래), 김여정 시인의 <흐르는 섬>(문학수첩), 하인혜의 <엄마의 엽서>(성바오로), 손옥자 시인의 <배흘림 등잔>(문학 아카데미),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 한 수식>(이레), 수필가 유혜자의 <차 한잔의 음악 읽기>(선우미디어), 오광진의 소설 <한 줄의 편지>(눈과 마음), 지묵 스님과 여러 스님들의 <스님 이야기>(여시아문), 강영계의 <소크라테스도 왕따였다><바보와 천재>(답게) 등입니다. 아 참 홍은영님이 만화로 그린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1-18권/가나출판사)도 있습니다.
 

 
♡요즘 저는 집 안에 있어도 오며 가며 새 책 사인하느라고 정신이 없네요. 그러나 사실은 즐거운 비명이지요. 분량이 많을 적엔 도장을 파서 찍을까도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래도 직접 서명한 정성을 사람들은 더 좋아하기에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꽃그림을 그리고 이름을 쓰곤 한답니다. 책은 보도 자료를 통해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긴 했지만 그래도 독자들이 외면하면 할 수 없을텐데....다행히 반응이 괜찮아 만부씩 4쇄를 찍을 차례라니 기쁜일이지요?
 

♡지난 7월 15일 청송 제2교도소에 수감 중인 신창원 형제를 만났답니다. 교도관의 입회하에 두터운 유리벽을 사이에 두니 악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며 선채로 대화를 하고 왔지요. 8월3일이 대입검정고시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했고 물질적으로 오는 큰 불편함은 없지만 사람을 믿을 수 없는 것이 때론 고통스럽다는 이야길 하더군요. 생각보다는 밝은 표정을 하고 환히 웃는 모습을 보니 한결 마음이 놓이기도 했지만 아마 여러 가지로 힘들 것 입니다. 나오는 길엔 직원들을 만나 그분들의 애로사항도 듣고...기념촬영도 하고 그랬답니다. 유리벽이 두텁게 사이를 가른 좁은 면회실에서 면회시간이 끝나고 불이 꺼지는 순간 그가 '이모니임--꼭 건강하셔야 해요!' 하고 외치던 그 목소리가 종종 귓가를 맴돌기도 합니다. 자신의 어둔 과거를 회상하는 안타까움으로 그는 특별히 가출 청소년 청소녀에 대한 관심이 퍽도 많은 듯 했습니다. 거리에서 방황하는 이들이 가는 쉼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도 잊지 않으면서...자기는 그래도 찾아오는 이도 많고 편지도 많이 받지만 가족에게 버림받고 철저히 잊혀진 이들도 많다는 말을 했지요. 그래서 동행한 한 분은 그렇게 외로운 이 한 분을 연결해 달라고 청하기도 했지요. 요즘은 무기수들도 종종 전화를 할 수 있는 제도도 있던데 슬쩍 물어보니 창원이가 밖으로 전화를 하기 위해선 앞으로 15년 후가 될거란 이야길 했습니다. 이유야 어쨋든 정말 안 됐다는 연민의 정이 절로 생기더군요.
 
♡7/24일과 7/25일 강남과 광화문 교보문고 <기쁨이 열리는 창> 사인회에 함께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신 민토 회원과 그밖의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8/7일 오후 3시에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서울 문고 주최)한 번 더 사인회가 있답니다. 그리고 이 달 말 분도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꽃시 모음집에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이 책은 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아주 예쁜 책!! (광고가 지나친가?)
 
♡「100년을 산다고 해도 육체의 삶은 무척 짧습니다. 이 모든 것을 깨닫고 나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 딪치며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은 당신이 진실할 때, 당신 자신의 모습일 때입니다. 당신이 스스로 창조하고 있을 때,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당신은 본래의 모습이 됩니다...모든 인간은 예술가이며 가장 훌륭한 예술은 영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관계는 당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인간 관계의 반은 당신의 책임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때 삶은 영원한 로맨스이며, 사람을 사랑하기도 쉬워집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분이 좋아집니다... 더 이상 당신을 홀로 두지 마십시오. 자신의 존재를 즐길수록 자신의 삶을 즐길수록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존재를 더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믿고 세상을 믿고 생명의 힘을 믿는 것입니다......」 말의 죄를 짓지 말라/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추측하지 말라/항상 최선을 다하라...는 네 가지 약속을 충실히 지킨다는 톨텍 인디언의 지혜의 책(돈 미겔 루이스 지음. 이진 역/더 북 컴퍼니)에서 적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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