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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 친구야 너는 아니?
  작성일 : 2005-03-30

 

                                       친구야 너는 아니?

 

                                                                                      이 해 인 수녀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도

참 아픈거래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날 친구야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 싶은 내 마음

너는 아니?

향기 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것

너는 아니?

 

 

 

* 여러분 안녕하세요? 3월의 가슴으로 새봄의 인사를 드립니다.

 

♣ 제가 좋아하는 천리향이 피었답니다. 안은 하얗고 밖은 연한 자줏빛이 도는 조그만 꽃잎은 네 개이고 꽃이 썩 예쁘진 않지만 향기는 정말 특별합니다. 어느 날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로 꽃이 먼저 말을 건네 오기에 꽃이 피어있는 자리로 찾아가서 정겨운 봄 인사를 나누었답니다.  향기로 말을 거는 꽃...이란 말이 절로 생각났지요. 천리향 꽃이 되어 그 입장에서 읊어 본 저의 짧은 시 한 편 들어보실래요?


어떤 소리 보다 아름다운 언어는 향기
멀리 계십시오 오히려
천리 밖에 계셔도 가까운 당신
당신으로 말미암아 내가 꽃이 되는 봄

마음은 천리안(千里眼)
바람 편에 띄웁니다

깊숙이 간직했던 말 없는 말을
향기로 대신하여--
 

♣ 지난 2월은 이래 저래 이별의 달이었어요.본원에서 함께 살던 많은 이들이 새로운 임지로 떠날 적마다 마음이 허전하고 아쉽던데요. 이별은 기도의 출발...'이라고 위로를 해보지만 서운함은 가시질 않네요.

♣ 이사 온 방에 대해서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다들'먼저 방 보다 더 아늑하고 좋은데요. 향기도 있고...'라고 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지향을 지니고 이 방을작은 위로방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답니다. 슬픈 사연, 마음 아픈 사연을 지닌 이들이 제일 먼저 다녀갔으니까요.
햇볕이 안 드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이 방에서 종종 꽃차 칡차도 마시고 모차르트와 쇼팽과 멘델스죤을 들으면서 글을 쓰기도 하지요. 수녀원 안 자료실 앞의 복도에 둔 책들도 모양새가 좋아서 수녀들은 종종 정겨운 골목길에서 책을 읽듯이 잠시 뒤적여 보고 더러는 이름 써놓고 빌려가기도 합니다.

 

♣ 제가 요즘 읽으려는 책들은:

달이 있는 바다 정목일/미리내, 구심기도 토마스 키팅/허성준 역/분도출판사,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 안셀름 그륀/한연희 역/성서와 함께, 길 조창인/밝은세상,못난 바가지들의 하늘 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 강정규/문원, 검은 소설이 보내다 김종호/열림원...등이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얼핏 소개를 하였지만 샘터사에서 나온 정채봉님의 유고집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에는 좋은 글귀가 참 많으니 한 번 구해 보세요. 특히'느낌표를 찾아서'라는 글은 이 시대의 우리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 요즘 다녀간 손님들 중에는 이번에 1주기를 지낸 대구지하철참사 유족들, 부산 민토 회원들 몇 분과 김정식(로제리오) 등이 있습니다.
사순절에는 극기 절제 희생 금욕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전례시기지만 부활의 큰 기쁨이 숨어있는 은혜로운 때입니다. 여러분도 더욱 건강하시고...선과 진리와 사랑의 목표를 향한 달음질을 열심히 하는 순례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 3월 중에는 부산 거제 성당. 제주 한림 성당 그리고 5번 계속 되는 전국의사면허수여식 프로그램에서 4차에 한 번만 (경주)교양 특강을 해 주기로 하였답니다

♣ 친구가 나와는 다른 취향을 보일 때 그리고 그 취향이 내게 거부감을 줄 때 자연스럽게 갈등이 솟구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일수록 큰 그림 안에서 함께 이룰 조화의 상태를 모색해 보자.
친구가 만나 서로 우정을 나누는 것은 틈, 차이, 불일치를 그대로 지키면서 큰 그림안에 엮어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이다...하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묵상 해 봅니다.

 

서로 다름에서 오는 어려움을 내치지 않고 선물로 받아 안는 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봄 길을 걸어가는 봄의 사람이 되소서! 머지않아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피어날 부산 광안리 우리 수녀원에서....

                                     늘 ♥ 감사드리는 흰구름 해인 수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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