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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식
  작성일 : 2008-02-18

 

  새해 마음

- 이해인 -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부쳐줍니다
일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듯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 할 준비가 되어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 합니다
                                                                   

♥ ♥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라고 오세영 시인은 읊었지요. 벌써 봄이 오고 있네요. 남녘의 뜰에는 이미 매화가 피고 있답니다.
길을 가던 수녀님들이 절 더러 갓 피어나는 꽃의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하라고 하네요.
해마다 신년인사식에 오시던 정명조 주교님이 돌아가셨으니 올 해는 황철수 주교님을 모시고 구정 설날에 세배도 하고 덕담도 나누고 할 것이랍니다. 위의 시는 사실 설날 아침에 읽으려고 제가 새로 만들어 본 것이에요.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러한 새해 마음이 바로 여러분의 마음도 되기를 희망 해 봅니다.

 

 

 솔뫼에서의 연피정은 좋았습니다. 진토마스 신부님의 지도로 <행복선언>을 주제로 한 강론을 하루에 두 번 들었습니다.  주제가 행복이다 보니 참으로 행복해지는 경험도 하였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탁 트인 들길을 많이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았지요.
피정 전후에 갈매못 성지,신리 성지 그리고 공세리 성당을 처음으로 볼 수 있어 감회가 깊었습니다. 충남 홍성에서 부산까지 택배로 고구마 찹쌀 콩 팥 등 자신이 농사지은 것을 보내주기도 하던 견정순 세실리아님이 피정 마지막날 광천 김,된장,도토리 묵 가루,딸기 잼 등을 들고 친구랑 솔뫼까지 찾아 와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면인데도 그간 살아 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자매님의 모습이 매우 소박하고 정겹게 여겨졌지요. 우린 대화의 마무리로 잠시 기도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서울에 며칠 있는 동안 눈을 두 번이나 보니 하도 신기하여 눈에 대한 시를 한 편 쓰기도 하였답니다. 부산에 살다 보니 아주 오랜만에 눈길을 걸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어머니 세상 떠나시고 제가 처음으로 4박 5일 휴가를 가서 바로 어머니가 임종하셨던 그 방에서 며칠을 지내는데 육신의 어머니는 안 게셨지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하였답니다. 사모곡 시리즈를 꽤 여러편 적었는데 언제 함께 보실 날이 있을 것이라 믿어요.
뮤직 마운트 음반 <사랑은 외로운 투쟁> 표지를 그린 젊은 화가 문형태의 개인전에 오며 가며 제가 네번이나 발걸음을 할 정도로 그림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날의 본격적인 음악회엔 못 갔지만 화랑에서 사이 사이 즉석 이벤트로 음악회를 하기도 하며 즐거움을 나누었답니다. 저의 초등학교 시절의 벗 서현자도 와 주어 기뻤습니다.  시와 음악과 그림이 만나는 그 특별한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 해 전시도 2주나 더 연장이 되었지요.

 

   언제나 우리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인생의 역할 모델을 찾고 싶다면 단순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찾으라.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그런 이들 속에만 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라.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을 할 수 있을까?'
- 이제껏 나에게 최대의 손실을 안겨준 것은 공연한 참견이다.  
-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모든 비난을 해결 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고 암담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꾼다.
톨스토이의 어록에서 몇 마디 꺼내 읽으며 '정말 그래요!'하고 고개 끄덕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하기/바쁜 일과 중에도 잠시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기/기도 시간에 딴 생각 하지 않기/순간 순간 지혜의 덕을 구하기/물 전기 종이를 아껴 쓰기/누구랑 대화 할 적에는 잘 듣는 자세를 취하기/도움이 필요한 약자에 대한 애덕과 배려를 미루지만 말고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누구에게 충고할 일이 있더라도 늘 날카롭지 않게 고운말로 전하기/습관적으로 TV보는 시간을 줄이고 좋은 책 읽는 시간을 늘리기...이런 식으로 날마다 마음의 수첩에 적어두고 다만 한가지라도 열심히 실천한다면 삶이 우리에게 먼저 미소를 지을 것입니다. 독창이 아닌 합창을 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피아노 연주회에서 연주자 옆에 앉아 조용히 악보를 넘겨주는 페이지 터너(page turner)의 자세도 익혀보는 마음으로 한 해를, 매일을 살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보려고 곁에 둔 책은:

<은총>(소본푸 소메.서정록 역/샘터>, (기획 구성 박인식/샘터),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히사이시 조.이선희 역/이레), <마음사전>(김소연/마음산책),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소노 아야꼬/오경순 역/리수),   <간절하게 참 철 없이>(안도현/창비), <갓 구운 빵>(조이스 럽.유명주 역/바오로 딸> 등입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은 저에게 새로운 기쁨과 평화를 줍니다.
늘 함께 사는 이들의 모습도 더욱 새롭게 보이고, 수도원의 모든 사물들도 새롭게 다가오곤 합니다. 지금도 계속하는 중이긴 하지만 1월에는 여기 저기 사랑의 편지도 많이 썼습니다.
이 메일도 좋지만 종이 편지를 더 많이 애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봉투 작업을 먼저 해 좋고 수신인에게 어울리는 카드나 상본과 소식지를 넣고 사연은 별지에 아주 간단하게만 적어도 효과는 기대 이상이에요. 특히 해외에 사는 친지들은 더욱 반가운 마음을 표현하곤 합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협조를 청합니다:

1) 급변하는 현대의 물결을 타고 이리 저리 많은 도전을 받는 오늘의 수도자들을 위하여 기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차츰 감소 추세로 접어드는 수도성소를 위해서도 기도 해 주시길 부탁드려도 되지요?

2) 일상 안에서 침묵의 수도정신을 저도 잘 지켜야 하므로 저에게 하실 전화는 되도록 낮 시간에 해 주시고요. 본원의 끝기도가 8시이므로 밤 9시 이후에는 저의 손 전화를 되도록 꺼두려고 하니 급한 볼 일 있으면 소리전화보다는 문자로 보내주시고 이 메일을 이용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3) 부산 시내나 다른 먼곳에서 저에게 면회를 오고 싶으시면 갑자기 오지 마시고 꼭 미리 연락을 해 주시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습니다.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사순시기에는 면회를 절제하는 편이니 참고하시고요.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늘 푸른 바다빛 하늘빛 사랑 ♡을 전하면서

안녕히! 해인 글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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