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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소식
  작성일 : 2007-12-05

  2007년 월호

http://www.osboliv.or.kr

  

 

비스듬히

정현종(1939 ~ )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의 시는 간결하면서도 감칠 맛이 있지요? 한 세상을 살면서 홀로는 살 수 없고 함께 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가야하는 '함께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는 다함 없는 겸손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서로 기대어 살아온 우정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또 다시 대림절을 맞습니다. 수도원의 대림절은 참으로 고요하여 집안의 가구들과 정원과 사람들 모두가 다 침묵 속에 깊이를 더해주는 아름다움이 있답니다.

            무어라고 말로는 다 설명이 안 되는...

             

            11월 17일에는 11명의 은경축 미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또 이분들에게 어울리는 축시를 읽어드렸지요. 1979년도에 입회하여 1982년도에 첫서원을 한 이분들은 문학적인 센스도 많아 수련소에서 제가 진행하는 문학 수업에서 함께 즐거웠던 추억이 있답니다. 특히 사물과의 대화 시간에 열심히 사물(구두, 만년필, 볼펜, 손수건 등)에게 편지를 쓰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요. 

             

            11월 30일, 다문화 가정을 초대하여 열었던 '작은위로' 음악회도 잘 끝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작은 위로라는 단어가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올해는 여러 가족들이 직접 참여해 주어 더 반가웠고, 시각장애인이면서도 누구 보다 멋진 연주를 하는 전제덕님이 결혼을 하자 마자 이곳에 신부랑 같이 와 주어 우리 모두 축하하며 환영했지요. 제덕에게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결혼식 바로 며칠 전에 세상을 떠나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해주었지만 슬픔 속에서도 고운 반려자와 함께 열심히 잘 살아가리라 믿고 기도 하는 마음입니다. 레오+레오니아 라고 세례명도 제가 셋트로 지어드린 노영심님의 부모님도 수녀원을 보실겸 일부러 내려오셨답니다.  앞으로 이 <작은위로>음악회가 이웃게 조그만 기쁨과 위로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정을 했던 11.21일의 문학 특강도 무사히 마쳤으며 민토 게시방에 사진들이 있습니다.

                 

             금 제가 보려고 옆에 둔 책들은:<아담의 배꼽>(마이클 심스.곽영미 역/이레), <내려올 때 보았네>(이윤기/비채), <발자국>(고종석/마음산책), <검은 고독.흰 고독>(라인홀트 메스너.김영도 역/이레), <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이무석/비전과 리더십), <첫단추>(고정욱 글.유준재 그림/샘터), <리버 보이>(티 보울러.정해영 역/다산책방), <시인과 서커스>(트레이시 슈발리에 장편소설.이 진 역),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김도연/열림원), <집으로 가는 길>(이스마엘 베아.송은주 역/북 스코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톨스토이.이상원 역/조화로운 삶) 그리고 물구나무 출판사에서 나오는 에릭 바튀의 철학그림책 시리중 <작은 행복>, <쥘과 세자르>, <토토>, <대단한 책>(요네하라 마리.이언숙 역/마음산책)등입니다.

             

             

             

              해는 피천득 선생님, 정명조 주교님, 임남훈 수녀님, 그리고 우리 어머니까지 돌아가시어 슬픔 속에 머문 적이 많았습니다. 아직도 눈물이 마르진 않았지만 이분들이 떠나시며 저에게 주신 교훈을 날마다 새롭게 되새김하곤 합니다.

             

              상 저의 건강을 염려해 주시는 분들께 한 말씀 아룁니다. 그간 무엇 보다 불면증이 힘들었는데 요즘은 잘 자는 편이라서 기뻐요. 그동안  늘 무거운 것만 덮다가 아주 오랜만에 수도공동체에서 공동으로 나누어 준 꽃무늬의 이불과 요가 하도 가볍고 따스하여 그 안에 들어가면 전기요나 담요가 필요없을만큼 포근해서 수면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12월의 달력은 보기만 해도 숨이 차지 않나요?

            전부터 약속이 되어졌던 저의 대림특강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2월 5일: 대전 용전동성당(저녁 8시) / 12월6일: 서울 포이동 성당(저녁8시) /1 2월7일: 서울 신림동 성당(저녁8시) / 12월8일: 서울 길음동 성당(저녁7시)

            12월9일: 서울 성공회 성당(오후 1시20분-3시)-->이날 저녁에 가능하면 민토 특가족 여러분을 만나면 좋겠지만 시간이 어찌 될지.....

             

              2008년도 연중피정은 1.7--15일까지 충남 솔뫼에서(진토마스 신부님 지도)하려고 미리 신청을 해 두었지요. 광안리 본원이나 고성에서도 할 수 있지만 왠지 겨울의 빈 들판이 보고싶어서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 근처에 있는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 뿐 아니라 제가 자료를 보고 기념시를 썼으나 실제로 가보지는 못했던 신리 성지도 잠시 방문하고 싶어서입니다.

             

              정된 것은 아니지만 2008년부터는 해인글방 소식을 <애송시와 함께 보내는 엽서>로 하고 제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적고 이에 대한 느낌을 적는...그러한 형식으로 진행하면 합니다만 좀 더 생각을 해 보고 결정할 것이니 그리 아시길 바랍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성실하게 나아갑시다!

            지난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몸도 마음도 더불어 건강하시길 비옵니다. 안녕히!

             

             

            -모든 일상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굴복이 아니라

               극복의 태도로 임하게 해주소서.  해인의 <고운 새는어디에 숨었을까>P.58

             

            온유와 겸손의 물을 가득 부어 메마름을 없애고

                늘 감탄과 경이로움을 향해 삶이 깨어 흐르게 하소서! 해인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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