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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글방 10월호
  작성일 : 2007-10-08

 2007년 월호

http://www.osboliv.or.kr

       

 

달 밤

이 해 인

 

 내가 너를 낳을 무렵엔

둥근 달 속에서

고운 선녀들이 비단구두 신고

춤추는 모습을 보았단다

 

즐겨 말씀하시던

엄마의 얼굴

그 둥근 얼굴이

달 속에서

나를 내려다 본다

 

다시 어린이가 되어

“엄마” 하고

나직이 불러 보면

 “그래” 하고

대답하는

은은한 달빛의 소리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추석 연휴는 잘 지내셨는지요?  수녀원에서 우리는 우리대로 뜻깊고 재미있게 보냈답니다.

            요즘 우리 수녀님들은 저에게 '어머니가 그립지요?'하고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휴가를 받으면 으레 엄마를 보러 갔지만 떠나신 후에는 금방 쓸쓸해지고 갈데가 없더라'고도 이야기 해 주기도 하는군요.

            누구나 한 번은 겪는 그 일을 늘 두려워하던 터에 마침내 제게도 그런 날과 시간이 와 이렇게 슬픔 속에 사모곡을  부르는 흰구름 수녀가 되어있네요. 예상은 하였지만 아직도 밤낮으로 엄마..엄마..하고 자주 자주 불러봅니다.  이 말은 마치 그리움의 화살처럼 제 가슴에 깊이 박혀 떠날줄을 모르네요.

            천상병 시인의 영향이기도 할테지만 누군가 죽음을 '하늘소풍'이라고 적은 것도 사랑스럽네요. 우리 어머니도 이젠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하늘소풍'을 떠나신 거라고 믿을겁니다. 어머니가 지상에 두고 가신 편지들을 읽으며 그리움에 잠기는 시간이 슬픔 중에도 감미롭고 행복합니다. 언젠가 이 글들을 고스란히 복사하여 어머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겨운 이들과 나누어야 할까 봅니다.

                                                          

             

             

             

             

             

             

             

             

             

            디비디로 영상자료를 만들어주신 황인선교수님 덕분에 종종 그 거룩한 장엄미사를 감상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이제 동생과 저에겐 가르멜 수녀원에 계신 언니

            녀님이 정신적 지주이고 엄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엄마를 모시고 계신 분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부디 살아계실 적에 효도하는 자식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셨지요?

            지난 9월 8일,10일,12일 빈소에 와 주시고 장례미사와 삼우미사에 와 주신 분들, 참석을 못하셨어도 기도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옵니다.

            김순옥 할머니는 한 장의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삶을 사셨다고, 이승의 학교에서 성실한 학생으로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거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김철재 신부님의 강론을 종종 기억하며 미소 짓곤 합니다.

            어떤 장레미사에서 보다도 아름답고 마음에 와 닿는 강론이었다고 미사에 참석한 분들은 입을 모아 말했음을 제가 이미 민토의 게시방에서 말 한 일이 있음을 아시지요? 우리 수녀원에서는 9.24일 아침에 어머니를 위한 연미사를 드려주셨고 저는 우리 가족을 잘 아시는 박루치아 수녀님과 같이 예물 봉헌을 하며 감회가 깊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어머니를 위한 미사에서 제가 이렇게 예물을 바치고 있네요!'하면서 속으로만 울었습니다.

              

            즘 제가 보려고 곁에 둔 책은: <마더 데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오키모리히로.정창현 역/예담), <개미허리>(허은미 글. 이종미 그림/국민서관), <인디고에서 행복한 책 읽기>(인디고 아이들/궁리), <하늘에 쓰는 편지>(김미자 가브리엘라 추모 위원회/삶과 꿈), <추사>(한승원/열림원), <꽃밭>(최인호 글. 김정선 그), <다산어록청상>(정민/푸르메)1, <샘에게 보내는 편지>(대니얼 고틀립. 이문재 박명희 역/문학동네), <포옹>(정호승/창비)등 입니다.

             

            <작은 위로>라는 시집으로 제5회 천상병 문학상을 받으러 10.13 - 14일에 걸쳐 시인의 시비가 있다는 지리산 근방에 가는데... 이 시인의 단순한듯 맑고 깊은 시심과 천심 동심을 저도 닮고 싶습니다. 절 더러 한 시간 정도 문학 강의를 하라고 하니 부담이 되는군요. 다른 이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갈수록 부담이 되는게 사실입니다.

             

            10월7일은 광주 봉선동 성당. 10월 18일은 창원 사파동 성당에서 특강이 있고, 10월 19일에는 곤지암 성분도 복지관 20주년 기념 바자회가 있어서 다녀 올 예정인데

            서울 경기 지역에서 시간 되시는 분들은 다녀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 문화방송 <어린이 문예>에서 나오는 잡지 9. 10월호에 실린 이 글이 재미 있는 것 같아 어린 시절 생각 하며 한 번 웃으시라고 적어둡니다.

             

            아프다는 거짓말

            - 이해인 -


            가끔은

            아프다고

            거짓말 해서

            엄마에게 혼 난다


            학교 가기 싫을 때

            숙제하기 싫을 때

            친구랑 싸웠을 때


            아프다고 꾀병을 부려봐야

            금방 탄로가 나는데도

            왜 자꾸 아프다고 하고 싶은건지


            그런데 말이야

            아프고 싶어

            아프다고 말하고 나면

            진짜로 온 몸이 쑤시고

            열도 나고 그러니

            꼭 거짓말도 아니잖아?


            금방 외로워지고

            금방 위로를 받고 싶어지니--

            사서 하는 고생이니

            절대로 거짓말로라도 아프지는 말아야겠어

             

            누가 제게 보낸 메일 끝에 이 말도 재미있기에 보시라고 전달합니다.  여러분도 저의 best friend임을 다시 감사드리면서 사랑을 드려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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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lieve - 항상 서로를 믿고

            `E`njoy - 같이 즐길 수 있고

            `S`ervice - 서로에게 봉사하고

            `T`hanks - 서로에게 감사하며


            `F`eel -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R`espect - 서로를 존경하면서

            `I`DEA - 떨어져 있어도 생각하고

            `E`excuse - 잘못을 용서하고

            `N`eed - 서로를 필요로 하고

            `D`evelop - 서로의 장점을 개발해 주는 사람


            이 가을 다들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해인글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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