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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글방 9월 소식입니다
  작성일 : 2007-09-04

  2007년 월호

http://www.osboliv.or.kr

          

 

엄 마

이 해 인

 

 누가 종이에

'엄마'라고 쓴

낙서만 보아도

그냥 좋다

내 엄마가 생각 난다

 

누가 큰 소리로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어도

그냥 좋다

그의 엄마가

내 엄마 같다

 

엄마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플 때

제일 먼저 불러보는 엄마

엄마를 부르면

일단 살 것 같다

 

엄마는

병을 고치는 의사

어디서나

미움도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 요술 천사

 

자꾸 자꾸 그리워해도

그리움이 남아 있는

나의 영원한 애인

엄마

 

                  

             8 월의 3분의 1은 서울에서 병이 위중하신 어머니 곁에서 보내고 부산에 돌아 와서는 밀린 글들을 쓰고 책도 읽고 그러다 보니 한 달이 후딱 지나가 버렸어요.

            수련착복, 첫서원, 종신서원식 등 행사도 많았는데요. 첫서원 소감을 말하는 어느 수녀가 자기는 어느 명문가 보다도 수녀원의 '수련소' 출신임을 평생 영광으로 여기고 자랑스럽고 생각한다는 말에 감동을 받아 저는 그만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거기서 자기는 세상의 가치와는 아주 다르게 신앙하는 법,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모든 것을 다 새롭게 배울 수 있었고, 인간 하나 하나가 하느님의 말씀이며 섭리의 선물임을 감사한다고... 시를 읊듯이 기도하듯이 속삭이는 새 수녀, 에바그리오.

            수련소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평생 되새김하면서 살아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나직히 고백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다소곳하고 아름답던지요!

            인사이동 철이라 함께 살던 수녀님들이 새 소임지로 떠나 서운함을 안겨 주었고요. '만남은 짧고 이별은 기네!' 때로 한숨처럼 내뱉던 우리 어머니의 고백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었답니다.

             

             8 월 25일에는 전남 광양 제철소에 가서 과장급 이상의 팀장들에게 특강을 해 드렸고요.

            제철소 견학을 하니 아무래도 '철의 소중함'에 대하여 저절로 공부가 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어요. 여러 단계를 거쳐 철이 되는 과정이 신기하더군요.

            27, 28, 29일에는 우리 수련소 자매들에게 고운 말하기, 고운 편지 쓰기, 고운 마음 가지기.. 등에 대하여 특강을 하면서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30일에는 7명의 수녀들이 종신서원을 하는데 저는 축시에서 새 이름을 하나씩 드렸답니다(파랑새 동박새 종달새 콩새 재두루미 갈매기 휘파람새 등)...

            31일에는 부산 시내 국어교사들 몇 분이 탐방을 온다고 하여 준비 중에 있습니다. 방문 목적이 교과서에 난 시를 학생들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한 뜻도 있다고 하던데

            이것 저것 물어볼 것이 많은 모양입니다.          

             

            여름은 정말 더웠지요? 해마다 지구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그대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9월 2일에는 8명의 지원자들이 입회를 한다니 참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성소자들이 날로 줄어드는 추세인데 아직은 이렇게 후배들이 올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이들이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9월에는 추석 연휴도 끼어있네요. 고향, 가족, 달, 강, 추억, 코스모스, 들국화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명절 추석이 되기 전에 가을 꽃들도 피어나겠지요. 달빛을 받은 국화나 코스모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9 월에는 부산 구봉성당 특강(6일), 김천시립도서관(15일)특강, 대구교구 4지구 성소후원회 피정특강(경주에서 17일), 진주 비성대 군인성당 특강(28일)이 있습니다.  앞의 세 군데는 로제리오 형제와 같이 진행을 한답니다.


             

             9 월5일은 마더 데레사가 세상을 떠나신지 10주기 되는 날입니다. 이 때를 맞추어 몇 몇 출판사에서는 마더 데레사에 대한  책을 내는 모양인데 <마더 데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이라는 어느 일본작가의 책을 시인 정호승님의 부친께서 번역하신 것에 제가 간단히 추천의 글을 적어드렸답니다.


            메마른 세상 곳곳 사랑의 샘을 만들고 인종과 이념의 벽을 넘어 평화의 어머니가 되신 마더 데레사, 지금은 하늘에서 별이 되어 새롭게 빛나시는 마더 데레사.

            지상에서의 이분의 삶을 엮어 만든 아름다운 책을 보니 캘커타에서 며칠간 마더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새롭게 살아옵니다. 생생한 사랑의 기록인 이 책속의 사진과 글을 보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도이고 묵상이며 우리가 두고 두고 본받아야 할 이웃 사랑의 지침서입니다


            요즘 일간지 곳곳에서 마더 데레사가 생전에 남긴 편지 글 중 신앙에 대한 불확실성과 영혼의 어둔밤을 언급한 부분을 주요 토픽으로 다루던데 그래서 이분이 더 훌륭한 것 아닐까요? 평생을 퍼주는 사랑만 하고, 신과 사랑에 대해 좋은 말만 하고 살다보면 종종 자신에 대한 회의, 신의 영광을 가로채는 것 같은 허탈함에 잠 못 이루는 밤도 있는 것이 인간의 한계라고 봅니다. 

             

            리고 보니 올해는 <해인 글방>이 생긴지도 10년이 되었네요. 구 유치원 커다란 교실에서 재봉실 옆 작은방을 지나 이곳 <성분도 은혜의 집>1층 한 모서리에

            자리잡기까지 3번을 옮기면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도 많이 다녀갔지요. 어느새 방명록이 14권이나 되었네요.

            올해가 가기 전에 나름대로 조그만 사랑의 이벤트를 꾸며볼까 했으나 왠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11월 30일에 노영심과 같이 진행할 이웃돕기 작은 음악회에서

            경품을 나누어 줄 적에 기념이 되는 선물을 주는 한 코너를 마련할까 하는 생각도 있고... 이렇게 저렇게 궁리만 해 본답니다.

             

            즘 저의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은: <베네딕도 이야기>(안셀름 그륀. 정하돈 역/분도출판사), <수다쟁이 장따민의 행복한 생활>(류헝 소설집.홍순도 역/비채), <혼자 있기 좋은 날>(아오야마 나나에. 정유리 역/이레), <어느 비평가의 죽음>(마르틴 발저. 안삼환 역/이레), <유충열전>(김원석/영림 카디널), <바보천사>(동시 김원석. 그림 김복태), <달의 바다>(정한아/문학동네),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육근철/돌베게), <프린세스 마법 이야기>(아네스 안/위즈덤 하우스), <백범일지>(도진순 주해/돌베게), <내 마음에 꽃 한송이 심고>(이한순/북스코프), <천마디를 이긴 한 마디>(헬게 헤세. 박종대 역/북스코프), <파리지앵>(이화열/마음산책) 등이 있습니다.

            몸의 건강하심과 마음의 평화를 기도 드리면서 안녕히! <해인 글방>에서 흰 구름 수녀

                                            

                                                                                           

                                                                             우리 어머니와의 언젠가의 나들이 사진을 보니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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